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충전이 되어있지않아 빨간 불을 내보이는 노트북의 충전기를 꽂았다. 그 때의 내가 좋아하던 것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상자를 열고 천천히 읽어내려가본다.그 때의 나도 많은 생각을 가지고있었구나. 지금보다는 좀 더 풍부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아이였구나.중간중간 보이는 오타들에 주전자 끓는 소리가 새어나왔지만 그마저...
오늘이 마치 세상의 종말 같아. 시리도록 부는 바람에 하염없이 헝클어지는 머리. 정신이 있는지없는지 초점없는 눈으로 서로에게 기댄채 돈에 팔려나가는 회사노예들. 바쁘게 흘러가는듯 하지만 고요한 정적이 감싸는 사무실. 책상 서랍 속 여러 개의 가면을 숨겨놓고 사람에 따라 다르게 쓰여지는 표정, 말투들. 그 모든 걸 이상하게 생각지않고 그조차도 '나' 자신이라...
오전 진료를 마치고 오후 진료 스케줄을 미리 비워놨던 다정은 서둘러 가운을 벗고 진료실을 나서기 위해 문을 열었다. 급하게 나서려는 다정의 얼굴과 무언가가 부딪혔고 다정은 그제서야 문 앞에 무언가가 가로막고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과 부딪힌 무언가의 형상을 따라 시선을 올렸다. 다정의 시선 끝에 보인 것은 다름아닌 정우. 다정이 갑자기 병실문을 열고 튀어나...
정우를 테라스에 두고 그 날 했던 대화의 충격에서 헤어나지못한 며칠동안 복잡해져버린 정신과는 무관하게 몸은 점차 회복되어가고있었다. 그 날 이후, 정우는 아주 가끔 다정을 보러 병실을 방문했지만 평소 정우의 병원 스케줄을 꾀고있는 다정이었기에 정우가 올 시간을 맞춰 다정은 자리를 피했다. 주치의로부터 퇴원을 해도된다는 말을 들은 날 저녁, 다정과 현장에 함...
상처란 그렇더라. 보이지않았을 때는 다친줄도 모르고 있다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쓰라리고 신경쓰이고 아프다. 그냥 무언가 스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한방울씩 떨어지는 붉은 물들을 보자하니 그 고통에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정신을 잃고싶지않았으나 쓰러져가는 그녀를 붙잡기 위한 사람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이 감기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다정은 어릴 적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다. 아니,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다. 따뜻한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 머리가 똑똑한 딸까지 제삼자가 본다면 누구나 완벽한 가정이라 손뼉을 쳤으리라. 하지만 겉보기에 잘 익은 것 같은 수박도 잘라봐야 속을 알 수 있다. 다정의 가정은 겉만 잘 익고 속은 썩어버린 수박과도 같았다. 술을 먹으면 돌변하는 아버지에 ...
"하루종일 잠도 안와요. 그런데 무기력하고 창 밖을 보면 아, 저기서 뛰어내리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들고..." 축 처진 어깨에 다정과 눈을 마주치지못하고 불안한 듯 손톱으로 손가락을 튕기기를 반복하는 환자를 보며 다정이 마음 속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한숨을 겨우 참아내었다. "처방해드린 약 복용안하셨나요?" "아, 그거 한 이틀 먹으니까 기분이 괜찮아지는...
요새 mbti유행이잖아. 어딜가든 이젠 혈액형을 묻는게 아니라 mbti를 물어보더라? ESFJ, 배려하길 좋아하고 계획적인 형. 모두가 나랑 엄청 잘 맞다고 그래. 어쩜 그렇게 배려심도 깊고 남을 생각할 줄 알며 계획한 일들을 척척 해내냐고 혀를 내두르지. 하지만 말야. 나 한번 솔직해져볼까? 왜 나는 게으름피우지않는지, 왜 도전하지않는지, 왜 현실에 안주...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로시입니다. 오랜만에 찾아와서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포스타입 재단장을 하고자합니다. 원래는 아라시 관련 팬픽을 주로 다뤘었지만 본래 쓰고싶은대로 써내려가는 글들을 좋아하던터라 팬픽이 아닌 창작소설들을 주로 다루고자합니다. 전에 썼던 아라시 팬픽은 한 카테고리에 모두 묶어 삭제하지않고 보관해두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라시 팬픽을 ...
격렬하게 사랑한 후에는 다시는 그렇게 사랑할 수 없다는 무심함과 공허함이 남는다. 그 공허함은 익숙함이 되어 나를 사랑의 패배자로 만들어버린다. 그 누구도 마음에 담으려 하지않고, 그 누구도 나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않는다. 그렇게 나는 너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져버리고만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어야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나에게 상처는 상...
회사로 출근할때마다 나루세의 신경을 긁던 미야마는 늘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하지만 미야마가 나루세의 앞에서 장난을 치던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두통이 심해지는 것은 왜일까. 두통으로 인해 한껏 구기고 싶은 표정을 클라이언트 앞에서 용케 웃어보인다. 어차피 클라이언트가 나가자마자 나루세는 양 미간을 잔뜩 구긴채 머리를 짚을거지만. "나변호사님, 이만 퇴근...
"요즘 어때" 모든 걸 놓아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 메신저 소리를 내며 환하게 켜진 액정 속에는 너의 메시지가 남겨져있었다. 요즘 어떠냐니. 너 한번 잊어보겠다고 다시 마음잡고 열심히 공부하려던 열정도 금새 식어버리고 휴학서를 던지고왔다. 혹시나 집 밖을 나갔다가 너를 마주하게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몰라서 볼일만 보고 급하게 집으로 다시 돌아온...
180224~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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